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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글 : 내용 : 스러지고 새롭 무거운 듯한 감정이 생겨 부지불각에 동정의 한숨이 나오며 또 한번 순애를 보았다. 순애도 형식을 본다. 장로와 부인은 저편 방으로 들어가고 형식과 두 처녀가 뗍羚았다. 형식은 힘써 침착하게, "이전에 영어를 배우셨습니까?" 하고, 이에 처음 두 처녀의 목소리를 듣게 되었다. 그러나 두 처녀는 고개를 숙이고 아무 대답이 없다. 형식도 어이없이 앉았다가 다시, "이전에 좀 배우셨는가요." 그제야 선형이가 고개를 들어 그 추수같 이 맑은 눈으로 형식을 보며, "아주 처음이올시다. 이 순애는 좀 알지마는." "아니올시다. 저도 처음입니다." "그러면 에이, 비, 시, 디도……? 그것은 물 론 아실 터이지오마는." 여자의 마음이라 모른다기는 참 부끄러운 것이라 선형은 가지나 붉은 뺨이 더 붉어지며, "이전에는 외웠더니 다 잊었습니다." "그러면 에이, 비, 시, 디부터 시작하리까요?" "녜." 하고 둘이 함께 대답한다. "그러면, 그 공책과 연필을 주십시오. 제가 에이, 비, 시, 디를 써 드릴 것이니." 선형이가 .jpg'> 두 손으로 공책에다 연필을 받쳐 형식을 준다. 형식은 공책을 펴놓고 연필 끝을 조사한 뒤에 똑똑하게 a, b, c, d를 쓰고, 그 밑에다가 언문으로 '에이' '비' '시' 하고 발음을 달아 두 손으로 선형 에게 주고 다시 순애의 공책을 당기어 그대로 하였다. "그러면 오늘은 글자만 외기로 하고 내일부터 글을 배우시지요. 자 한번 읽읍시다. 에이." 그래도 두 학생은 가만히 있다. "저 읽는 대로 따라 읽읍시오. 자, 에이, 크게 읽으셔요. 에이." 형식은 기가 막혀 우두커니 앉았다. 선형은 웃음을 참느라고 입술을 꼭 물고, 순애도 웃음을 참으면서 선형의 낯을 쳐다본다. 형식은 부끄럽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여 당장 일어나서 나가고 싶은 생각이 난다. 이때에 장로가 나오면서, "읽으려무나, 못생긴 것. 선생님 시키시는 대로 읽지 않고." 그제야 薦습 그치고 책을 본다. 형식은 하릴없이 또 한번, "에이." "에이." "비." "비." "시." "시." 이 모양으로 '와이' '제트'까지 삼사 차를 같이 읽은 후에 내일까지 음과 글씨를 다 외우기로 하고 서로 경례하고 학과를 폐하였다. 4 형식은 김장로 집에서 나와서 바로 교동 자기 객주로 돌아왔다. 마치 술취한 사람 모양으로 아무 생각도 없이,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다만 일년 넘어 다니던 습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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